군 담당직원에게 전화하여 말했다. 문화관광해설사일을 그만 두어야할것 같다고..
아쉽지만 농사를 지면서 시간을 내서 하는 것이 더 이상 어렵다고..
직원이 그런다. 지금 그만 두면 아깝지 않냐. 그동안 노력한게 있는데..
생각을 좀더 해보는게 어떻겠냐고...
그래, 아쉬운 일이다.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이었는데...
그렇지만..
더 이상 밀고 가는 것은 가족에게도 좋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도 아니고 한달에 십여일이나 시간을 낸다는 것은 여간 힘든게 아니다.
돌이켜 보면 잘도 버텨왔다 싶다.
그동안 시간을 쪼개 쓰느라 얼마나 허둥대며 바빴는가.
나가기전 아침일찍 밭일을 하고 또 돌아와서는 앞이 보이지 않을때까지 밭에서 보내고..
그래도 즐거웠다. 나가서 우리 문화유적을 안내하는 일이..
안내를 받은 사람들로부터 '고맙다, 새로운 사실을 알게됐다'는 말을 들을 때면
얼마나 힘이 나고 좋았는가.
밀려오는 밭일로 집사람과 다툴때마다 당장 그만두어야지 싶다가도
너무 좋아서, 다음날이 되면 또 언제 그랬냐 싶게 가방을 들고 나섰다.
그러기를 벌써 3년하고도 3개월..
근데 얼마전 문득 시간에 쫓기어 허둥대는 내모습이,
느긋한 성격의 집사람에게 짜증을 내는 내가 미웠다.
시골에 오면서 좀더 여유있는, 시간에 휘둘리지 않는 생활을 원하지 않았던가.
직원에게 말하기전, 며칠전에 집사람에게 그간 생각해온 내 의중을 말했다.
그랬더니 뜻밖이라는 듯 "좋아하는 일이잖아! 군청에다 말했어?" 그런다.
그 말이 끝이었다. 더 이상 가타부타 말이 없다. 이제까지..
집사람에게는 그 말이 듣고 싶었던 것일까...
그래, 당신이 원하던 일이라면 잘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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