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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도 한 식구

작성자 김종하(ip:)

작성일 2013-12-19 12:33:11

조회 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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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과수농가의 필수품인 ss기란 것이 있습니다.

소독할 때 쓰는 방제기지요. 요즘 잔고장도 많이 나서 새로 바꿀 생각으로 대리점에 들렀습니다.

그런데 가격이 근 3천만 원 가까이 된다는 말에 망설여지고 있습니다.

지금 쓰고 있는 것이 13년 전에 1200만원에 주고 산 것인데요, 그동안 올라도 너무 올랐습니다.

 

그렇다면 사과, 배 값도 그렇게 올랐을까요?

천만에요, 사과 값은 그대로인데다 배 값은 오히려 더 싼 것이 현실입니다.

농가의 살림살이가 어떨지 상상이 어렵지 않지요?

 

신문에 가끔 가계소득에 관한 기사가 나오지요. 주요일간지는 애써 외면하는지

그나마 농민신문에서 볼 수 있는데, 도시근로자가구의 평균소득과 농업인가구의 평균소득이

십 수 년 전만해도 얼추 비슷했다는군요.

그런데 작년에는 농업인가구의 소득이 계속 떨어져 도시근로자가구의 50%대까지 되었다는 것입니다.

다른 것들은 다 오르는데 농산물가격은 오르지 않으니 당연한 결과지요.

 

농가의 살림살이가 이렇게까지 팍팍하다면 한 식구이니 정부로서는 뭔가 대책을 세워 노력해야 되지 않을 까요?

 그런데 요즘 정부정책을 보면 ‘농업무시하기’가 도를 넘고 있습니다.

정작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하지 말아야할 일은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농업은 이제 돈도 안 되고, 다 노인들이 하는 거고, 하는 사람도 적고, 없으면 밖에서 사다 먹으면 되는 것’으로

보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버린 자식’이 된 거지요. 그런데 정말 농업이 버려도 될 만큼 하찮은 존재일까요?

 

 다들 아시는 것이지만 옛말에 ‘농자천하지대본’이란 말이 있지요.

그것은 농업이 인간의 생명을 지탱해주는 가장 중요한 식량을 만들어내는, 근본이 되는 일이란 것이지요.

 

현대사회라고 해서 이것은 무시할 수 있는, 그릇된 말은 아닐 것입니다.

여전히 인간은 먹어야 살 수 있고, 일을 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으니까요.

미국의 노벨경제학자 ‘쿠즈네츠’는 말하길, “농업, 농촌의 발전 없이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 한 사람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이미 선진국들은 다들 그렇게 가고 있지요.

농업, 농촌이 시원찮은 선진국을 보셨습니까?

 

앞 말이 길었습니다. 농기계 얘기로 돌아가지요.

과수농가에서 쓰는 방제기요, 일 년에 써봐야 열 번 내외로 씁니다.

한 열 번 쓰자고 중형차 한 대 값을 지불해서 사야 된다는 것은, 팍팍한 농가살림으로 볼 때 얼마나 부담스럽고,

비경제적인 일이 아니겠습니까! 방제기 뿐만이 아니지요. 트랙터, 이앙기, 콤바인 등을 일 년에 며칠 쓰자고

수 천 만원씩 들여 사서 쓰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요.

 

농가의 주름살이 되는, 농가부채의 주범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고가의 농기계들입니다.

그런데 갈수록 심각한 일손부족으로 기계에 대한 의존은 피할 수 없는 일이고, 가속화될 것은 뻔한 사실입니다.

현재 일부지자체에서 농기계임대를 하고 있지요. 도움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수량과 품목이 상당히 제한되어 있고,

농가에게 부담되는 고가의 장비들은 대부분이 없어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지요.

농정의 변화를 기대해봅니다.

 

윗글은 지난 2013년 8월31일 지역신문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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